
김동률은 ‘올림픽 가수’라는 별명처럼 대형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가수다. 2년만에 콘서트를 연다고 하니 팬들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사실 나는 어린 시절엔 김동률의 목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특유의 차분하고 묵직한 음색이 내 귀에는 다소 무겁게 느껴졌고, 듣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아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2023년 지인이 티켓을 구했다며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큰 기대 없이 따라간 콘서트에서 나는 뜻밖의 경험을 했다.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지는 김동률의 목소리는 예전과 달리 나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고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다. ‘내가 나이를 먹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지친 마음을 감싸 안 듯 위로해 주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오랜 내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