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메와 함께 먹을텐데 도장깨기 중이다. 이번 목적지는 삼성역 인근에서 50년된 설렁탕집.


삼성역 5번 출구, 6번 출구 모두 이용 가능하다.
다만 6번 출구 쪽은 현재 건물 공사 중이라 보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빠른 길로 가겠다고 공사장 옆으로 붙어 이동했는데, 여기저기 담배 피는 사람이 너무 많다. 너구리굴 같다.
네이버 지도 앱만 켜면 이남장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건물 앞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는데, 오후 2시쯤 도착했을 때는 만차 상태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설렁탕 한 그릇 먹고 나와보니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회전은 빠른 편인 듯하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손님이 꽤 많았다.
입식 테이블은 중간중간만 비어 있었고, 안쪽 좌식 테이블은 반대로 거의 비어 있는 상태였다.
직원 안내에 따라 입구 쪽 입식 테이블에 앉았다.
개인적으로 입구 쪽은 찬바람이 들어와서 선호하지 않는데, 추우면 급체를 잘하는 체질이라 살짝 불안했다.
앉자마자 직원이 빠르게 다가와 메뉴를 묻는다.
배가 너무 부르면 이후 산책이 힘들 것 같아 일반 설렁탕으로 주문했다.

자리에 앉고 보니 테이블 곳곳에 김칫국물 자국이 남아 있어 닦아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은 “안 닦은 게 아니라 김칫국물이 배어서 안 닦인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그런가 싶다가도, 잠시 뒤 다른 직원이 우리 들으라는 듯 “왜 사람들이 테이블 다시 닦아달라고 난리야. 안 닦인다니까”라고 말하는 걸 듣고 순간 기분이 확 상했다.


휴지를 꺼내 직접 닦아보니.. 닦인다.
“그럼 내가 마음먹고 테이블 다 닦고 다녀봐?” 하고 나 역시 들으라는 식으로 말했다.
궁시렁거리며 젓가락을 꺼내고 김치를 자르고 있는데, 설렁탕이 나왔다. 속도는 정말 빠르다.
설렁탕에는 옛날 스타일의 얇은 숟가락이 함께 담겨 나왔다. 정겨운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숟가락이 워낙 얇아 손가락이 아팠다.

국물은 전형적인 하얀 설렁탕 국물이다.
국수가 들어 있고, 밥은 이미 말아져 나온 상태였다.
1인 1메뉴 주문 시 밥과 국수는 무한 리필이라고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밥이 말아져 나오는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는다.
밥알이 국물을 흡수해 부풀어 있을 뿐, 실제 양은 적게 느껴져서 헛배가 부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설렁탕 고기는 두툼했고, 누린내도 나지 않았다. 양은 솔직히 좀 적다.
국수면에서는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아 그 점은 무난했다. 전체적으로 간은 거의 안 되어 있어 소금을 살짝 쳤다. 찬바람 맞으며 산책하려면 염분이 필요하니까.


각 테이블마다 놓여있는 대파는 미리 썰어둔 지 꽤 된 느낌이었다.
수분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설렁탕엔 역시 대파를 듬뿍 넣어야 하니 그냥 넣어 먹었다.

김치는 원형 통에 무김치와 배추김치가 통째로 들어 있고, 집게와 가위를 함께 준다.
집게는 사용감이 상당해 잘 집히지 않았고, 가위는 무게감이 커서 자르기는 잘 잘리지만 가위질 자체가 힘들었다.

무김치는 심지가 많이 박혀 있었고, 배추김치는 꽤 익은 상태였다.
블로그 후기를 보고 방문했는데, 솔직히 극찬할 맛까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흥미로웠던 점은 비교적 나이가 어려 보이는 손님들도 꽤 있었다는 것.
옆 테이블에서 “어릴 때부터 다니던 집”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아, 이게 포인트구나 싶었다.
이남장은 ‘새로운 맛’이라기보다는 과거의 맛, 유년의 맛, 즉 추억의 맛으로 남아 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 찾게 되는 익숙한 설렁탕.
식사 중에도 손님들이 계속 들어왔다.
한 여성 손님이 6명이라며 좌식 테이블을 요청했는데, 직원의 답변이 당황스러웠다.
“곧 직원 점심시간이라 안 된다”는 말.
브레이크타임도 아닌데 직원 점심시간과 좌식 테이블이 무슨 상관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성 손님이 아이가 있어서 좌식이 필요하고, 빨리 먹고 나가겠다고 하자 그제야 “들어가라”고 한다.
이 장면을 보며 고개가 갸웃해졌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태도가 눈에 들어왔다.
툭툭 쏘아붙이는 말투. 다른 식당에서 저 말투 때문에 손님과 말다툼이 나는 경우를 꽤 봤는데, 여기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조선족, 연변 사투리 특유의 억양일 수도 있겠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투였다.
잠시 후 직원들 식사 시간이 된 듯했다.
큰 양푼에 밥을 한가득 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수육과 반찬을 놓고 뷔페처럼 떠서 먹는 모습이 보였다.
정리하자면,
이남장은 한 번의 경험으로 충분한 곳이었다.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의미 있는 장소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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