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봉은사 입춘문 무료 배부 후기|도심 한가운데서 잠시 쉬어가기

n년차 전문요원 2026. 1. 3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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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봉은사 입춘문 쇼츠를 보게 됐다.

입춘문도 받고, 봉은사 산책도 할 겸 급하게 덕메와 약속을 잡았다.

 

금요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 안은 사람이 많았다. 삼성역에 도착하니 외국인과 내국인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상당히 많았다. 삼성역 일대 특유의 붐비는 분위기였다.

 

봉은사로 바로 이동하기 전, 삼성역 근처에서 점심을 먼저 해결했다. 전날 봉은사 점심공양에 대해 검색을 해봤는데, 조계종 신도 등록이 필요하다는 블로그글이 있었다.

 

신도증 발급 비용, 공양카드, 일회성 방문자 가능 여부 등 정보가 글마다 조금씩 달라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 방문에서는 점심공양은 건너뛰고, 근처에서 식사를 한 뒤 봉은사로 이동했다.

 

봉은사 입구에서 느낀 첫인상

봉은사 입구 근처에 다다르자 바구니를 들고 다가오는 아저씨가 있었다. 가까이 다가와 바구니를 내미는 모습에 순간적으로 긴장이 됐다.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말은 잘 들리지 않았고, 입모양으로만 무언가를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보시를 요청하는 상황이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낯선 사람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상황이 편하지는 않았다.

 

봉은사 입구까지 가는 길은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입구에 들어서면 햇살이 잘 드는 구조라서인지 체감 온도가 달라지고 기분도 자연스럽게 풀린다. 오후의 햇살이 봉은사 전체에 고르게 들어와, 산책하는 내내 따뜻함이 느껴졌다. ‘양지바른 언덕’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봉은사 입춘문 무료 배부

 

봉은사 내부에서 본 풍경

입구를 기준으로 정면 오른쪽에는 불교용품점이 있다.

봉은사 불교용품점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다시 들러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소품과 불교용품이 준비돼 있었다. 연회다원에서만 판매하는 줄 알았던 팔찌나 소품들도 이곳에 더 많았다. 대웅전 주변을 먼저 둘러본 뒤 내려와 구입했는데, 처음부터 이곳을 먼저 봤다면 선택 폭이 더 넓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를 조금 더 지나면 공양미를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셀프 계좌이체 시스템이다.

 

좌측 사무실은 기도 접수 관련 업무를 보는 곳으로 보였고, 우측 사무실에는 입춘문이 바구니에 가득 담겨 있었다. 돌돌 말린 상태와 펴진 상태의 입춘문이 함께 준비돼 있었고, 옆에는 보시함이 마련돼 있다. 입춘문만 가져가도 되고, 원하면 자율적으로 보시를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직원분의 안내도 인상적이었다. 입춘문을 풀로 붙여야 하는지, 현관 안쪽에 붙여도 되는지, 양면테이프 사용이 가능한지 등 사소한 질문에도 차분하게 설명해주었다.

병오년 입춘문 부착 방법

 

병오년 입춘문 부착 방법

양력 2월 4일 수요일, 새벽 5시 2분, 현관문 밖 양쪽으로 부착.

 

봉은사 분위기

봉은사 곳곳에는 정성스럽게 쌓인 돌탑들이 많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각자의 소망과 마음이 이 공간에 조용히 모여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산책로는 인위적으로 꾸민 느낌보다는 자연 그대로에 가까웠다. 문득 본가 뒷산이 떠오르기도 했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지금의 삼성동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 절을 세운 선택 자체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연회다원

산책을 마친 뒤 연회다원에 들러 대추차를 주문했다. 직접 끓이는 방식인 듯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맛이 담백한 편이었다. 진한 대추차를 좋아하는 편이라면 다소 맹탕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봉은사 연회다원

 

연회다원 내부에는 다기와 불교용품 몇 점도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대를 보고 놀랐다. 다기 가격은 꽤 높은 편이었다.

 

 

띠별 키링이나 팔찌 같은 소품도 있었는데, 이런 요소를 확장해 봉은사만의 굿즈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처럼 봉은사 리미티드 굿즈가 있다면 관심을 가질 사람도 많지 않을까.

 

대추차를 기다리는 동안 오색행운팔찌 하나를 구입했다. 다원 실내에 사람들이 많았지만 소음은 크지 않았다. 공간이 넓어서인지 주변의 대화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았고, 방문객들의 표정도 전반적으로 편안해 보였다.

봉은사 연회다원 대추차
봉은사 연회다원 소원성취 팔찌

돌아오는 길에 다시 불교용품점에 들렀다. 연회다원보다 이곳이 확실히 물건 종류가 많았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블로그나 인스타를 검색하며 물건을 고르는 모습도 보였다. 작은 쇼핑 바구니가 있으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별도의 안내는 보지 못했다.

 

정리하며

해가 조금씩 기울 무렵 봉은사를 나왔다. 입구 근처에서 봤던 그 아저씨가 또다시 돈을 요구했다. 아저씨의 구걸로 잠시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은사에 대한 전반적인 기억은 따뜻하고 편안하게 남아 있다.

 

도심 속 빽빽한 건물들 사이의 그늘을 벗어나 오랜만에 따스한 햇살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햇살과 자연이 어우러진 절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감이 들었다.

 

봉은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들르기 좋은, 도심 속 힐링 스폿에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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