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메와 틸트카페에서 김동률 2019 오래된 노래 라이브 앨범을 듣고 난 뒤, 평소 가보고 싶었던 을지칼국수를 찾게 됐다. 다만 건물 입구를 찾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앞에서 지게차가 골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순간 멈칫했다. ‘어? 이런 곳에 식당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게차에 가려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앱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반신반의하며 걸어갔다. 그러다 블로그 글에서 봤던 익숙한 건물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블로그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브레이크타임이라는 글을 보고 부랴부랴 도착했는데, 도착 시간은 오후 2시 30분쯤이었다. 손님은 2~3테이블 정도로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 테이블 위 형광등은 꺼져 있었고, 중앙과 우측 테이블 쪽에만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우측은 또 다른 출입구가 있는 방향이라 동선이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모이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한 타임이 정리되고, 브레이크타임을 앞둔 분위기였다.


마침 직원분들 다섯여섯 명이 이제 점심 식사를 시작하려던 찰나에 우리가 들어간 것 같았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라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식사를 하려던 직원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떤 메뉴를 주문할 건지 물어보셨다. 처음 방문한 터라 조금 고민하고 있으니, 만두칼국수를 많이 먹는다며 그 메뉴를 추천해 주셨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국물에 만두를 넣어 먹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칼국수와 손만두를 따로 주문했다.
각자 칼국수 한 그릇에 만두는 3알씩 나눠 먹었다. 기본 반찬으로는 배추 겉절이와 단무지가 나왔고, 테이블 위에는 다진 마늘에 양념을 버무린 것과 고추 간장 절임으로 보이는 통이 함께 놓여 있었다.

마늘은 아주 조금만 맛봤다. 맵찔이인 내 입에는 한 번에 확 쏴붙는 느낌이었다. 요즘 생마늘을 자주 먹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국산 마늘이 수분감 있고 알싸하게 올라오는 맛이라면, 이 마늘은 그런 결 없이 직선적으로 매웠다. 솔직히 말하면 입안을 그냥 태워버리는 쪽에 가까웠다.
손만두는 크기부터 큼지막했다. 한 입에 먹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속이 꽉 차 있었다. 다만 내 입에는 간이 꽤 짭짤하게 느껴졌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후기들을 보면 오히려 “밍밍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만두인데 이렇게 반응이 갈리는 걸 보면, 간 자체가 강하다기보다는 먹는 사람 기준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지는 스타일인 것 같다.



칼국수 면은 색깔부터 확실히 달랐다. 칡이 들어간 면이라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이었고, 손칼국수임에도 불구하고 면 굵기가 전반적으로 고른 편이었다. 손으로 뽑은 면 특유의 들쭉날쭉함보다는, 일정한 식감에 가까웠다.


육수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정확히 어떤 베이스인지 감이 오지 않았는데, 다른 후기들을 찾아보니 사골 육수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국물은 묵직했고, 칼국수치고는 고소한 쪽에 가까웠다. 가볍게 넘어가는 국물은 아니었다.
나는 평소에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칼국수를 절반 정도 먹었을 때쯤, 이제 그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그때 사장님이 지나가시면서 맛있냐고 묻는 미소를 건네셨다. 괜히 젓가락을 다시 들게 됐다. 결국 국물까지 다 비웠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 찾아간 보람은 분명했다. 따끈하고 깊은 맛을 내는 육수, 그리고 포만감을 확실히 채워주는 만두 조합이 겨울에 잘 어울렸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점은, 입구 기준 좌측 테이블 위에 고기 불판이 셋팅돼 있었다는 것이다. 칼국수집이지만 고기를 함께 먹는 손님도 꽤 많은 집이라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을지칼국수는 누군가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간이 있다고 느껴질 수 있는 집이다. 분명한 건, 칡이 들어간 손칼국수와 큼지막한 만두 모두 개성이 뚜렷해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다.
칼국수를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만두와 국물류는 좋아하는 편이라 한 번 더 방문해서 다시 맛보고 싶은 가게다. 날 풀리기 전에 한 번 더 도전해 볼 생각이다.

컵에서 스테인리스 특유의 냄새가 안 난다 했더니, 이런 비법이 있었다.
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뒤집어 말린 스테인 컵들. 사용 직후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시키는 기본이 지켜지니까, 국물에서도 잡내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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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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