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부터 사유의 방까지, 조카들과 다녀온 여름 전시 후기

n년차 전문요원 2025. 7. 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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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역 2번 출구통로 이동

7월 20일 일요일, 조카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와 지하통로를 따라 이동했는데, 지상에 나오자마자 무더위가 확 밀려왔다. 하늘은 참 예뻤지만 그날 날씨는 정말 찜통더위였다.

 

박물관 입구까지 가는 길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았고, 커플이나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입장 시 보안 X레이 검색기 통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입장 시 공항 보안 검색대처럼 짐을 X레이 검색기에 통과시키는 절차가 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12시 40분쯤이었는데 그때는 대기 없이 바로 통과했다.

 

하지만 2시쯤 박물관을 나설 땐, 건물 입구까지 검색대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시 어디든 시간 선택이 중요한 법. 조용하고 한산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오전 중이나 점심 무렵 이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사유의 방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 정도 탔던 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층인지 기억이 흐릿하다.

 

전시장 입구에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는 문구가 블랙 배경에 핀 조명을 받아 분위기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방

 

‘사유의 방’에선 쇼츠용 동영상을 촬영하느라 사진을 따로 찍지 못한 게 아쉽다. 두 불상이 사색에 잠긴 듯한 자세와 표정이 인상 깊었다.

 

몇 년 전 박물관을 방문했을 땐 ‘사유의 방’이라는 공간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반가사유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크지 않아 관람객이 거의 없었고, 덕분에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진 탓인지 관람객이 많아져서 예전의 조용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메이저가 된 것이 반가우면서도, 마이너였을 때의 고요함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해마다 전시 설치 디자인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도 인상 깊었다. 아주 예전에는 유물을 단순히 전시해두는 데 그쳐, 유물의 특성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언제부터인가 유물의 특성을 극대화 시키고 아름다움을 잘 살려 전시 공간을 기획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몇 해 전, 백제금동대향로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부여 유물을 왜 서울에서 전시하지?"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충분히 의미 있다고 느꼈다.

 

당시엔 관람객 반응이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유물의 가치가 재조명된 듯해 내심 뿌듯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하는 전시는 금관 장식이다.

도대체 저 정교한 세공을 어떻게? 무슨 도구로? 어떤 사람의 손기술로 해냈을까?

그저 금이 반짝여서 눈이 가는 게 아니라, 선조들의 섬세함과 정교함을 넘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술 작품 같다. 이건 미스터리한 예술이자 과학이다.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체험 유물

조카 중 한 명은 유물 체험관에서 큰 흥미를 보였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이런 체험이 시각 정보 중심의 박물관 관람에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다.

 

만질 때마다 해당 시대의 민요나 배경음을 함께 들려주는 구성도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만 보고 글로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청각 자극까지 함께 이뤄진다면 더욱 몰입감 있게 관람할 수 있을 듯하다.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기증으로 이루어진 기증관

기증관도 둘러봤다. 입구에 ‘기증자의 이름’을 적어둔 공간이 인상 깊었는데, 그중 ‘마크 테토’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도 그가 기증한 유물을 봤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보니 반갑다.

 

안내 로봇과의 만남

관람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해설 로봇’이다. 음성 해설도 해주고, 유물 위치를 안내하는 기능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생긴 게 너무 귀여웠다.

두 눈은 또랑또랑, 터치할 때마다 하트 뿅뿅 날리는 모습이 귀여움 그 자체. 누가 이렇게 귀엽게 만들었지?

 

로봇 화면에는 여러 개의 터치 버튼이 있다. 유물 위치를 터치하면 유물전시장소까지 안내해 준다. 물론 빠르게 움직이진 못한다. 주변 사람들을 감지하고 다녀야 하니까.

 

조카들과 함께 로봇을 따라가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조카들은 얼굴 가리며 창피해했지만, 나는 그냥 당당하게 걸었다. 외국인들 눈엔 다 비슷하게 생겨 보이겠지~ 초상권은 훠이훠이~

 

외규장각 의궤

외규장각 의궤 전시도 흥미로웠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으로 활용되는 듯한 설치물이라 처음엔 단순한 인테리어인 줄 알았는데, 의례 기록을 공간 전체로 표현한 것이었다.

 

설치 디자인 누가 아이디어 낸 걸까? 최고다!!

내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의궤가 단면 자료가 아닌 ‘과정’의 기록이기에 이렇게 설치된 게 아닐까??

 

개똥 같은 내 해석이지만 왕실 기록물을 단면으로 올려두지 않고, 의례 과정처럼 지나가면서 볼 수 있게 했다는 건 한 걸음걸음 지나갈 때마다 뒤로 흘러가는 과거와 다가올 미래를 위한 대비를 위해 이렇게 설치 디자인 한 것인가? 의궤의 쓰임새를 이렇게 알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광복 80주년 특별전

광복 80주년 특별전도 있었지만, 위층 관람으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자세히 보지 못했다. 그냥 한 바퀴 대충 둘러보았다.

 

특별전 입구 앞에 설치된 윤봉길 의사 등 독립운동가들의 등신대가 눈에 띄었는데,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다음 기회에 좀 더 여유롭게 관람하고 싶다.

 

조카들 눈 돌아가는 기념품관 쇼핑

마지막 코스는 기념품관이었다. 조카들이 이곳에서 눈을 반짝이며 여기저기 둘러보는 모습을 보니, 어쩔 수 없이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예쁘고 실용적인 굿즈가 많았다. 사람들로 북적여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언니가 온라인으로 구입한 데니 태극기도 보인다. 언니는 데니 태극기 키링을 구입해서 가방에 달아두었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데니 태극기 키링

 

집에 돌아온 후 생각해 보니, 한 달에 한 번쯤 박물관 한 층씩만 여유 있게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실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늘 마음은 앞서지만,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것도 결국은 핑계겠지.

 

다음 박물관 방문은 평일 수요일 저녁 시간이 좋을 것 같다. 박물관에 볼거리는 넘치는데 저질체력은 한계가 있으니..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요일 및 운영시간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요일 및 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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