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강북삼성병원 갑상선암 수술 입원 2일차(수술 당일)

n년차 전문요원 2025. 4.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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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n년차 전문요원입니다."

오늘은 갑상선암 수술 입원 2일차 수술 당일에 대해 떠들어 재껴 보겠습니다~

▶ 입원 병원: 강북삼성병원

▶ 주치의: 윤지섭교수님

▶ 수술방법: 로봇수술(반절제)

▶ 입원 기간: 3박 4일

▶ 4인실, 간호 통합 병동 입원 / 보호자 없이 혼자 병동 생활

▶ 입원일자: 2025.04.06.(일) ~ 04.09.(수)

▶ 수술일자: 2025.04.07.(월)

▶ 퇴원일자: 2025.04.09.(수) 

2024년 9월 갑상선암을 알게 된 이후 10월 2차병원 세침검사, 11월 3차병원 진료, 수술날짜 결정까지의 몇 개월의 기간들이 너무너무 심난하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가족, 지인들과의 연락도 모두 끊어버리고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갔습니다. 개인 성향 차이는 있겠지만 저와 같은 경우는 그랬습니다. 주변인들의 걱정과 위로는 절 더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렀고 3월 31일 입원 전 검사를 할 때쯤 되니까 점점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입원하던 날, 수술 당일 떨림이나 공포 같은 건 없었습니다. 한숨 푹 자고 나면 모든 것은 잘 되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인데 약의 힘(프로포폴)을 빌려 푹 자면 좋지 뭐 "푹 자고 일어나자. 그럼 다 끝났을 거야. 상처 아픈 것만 좀 참자!! 난 해낼 수 있다." 마인트 컨트롤을 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못지않게 입원일지를 쭉 작성해뒀습니다. 기록하는 습관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기억의 왜곡, 조작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니까요.

 

저는 평상시에도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나, 해야 하는 일, 진행했던 일 중 예기치 못한 상황, 추후 대처 방법 등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디테일하고 장황하게까지는 아니어도 최소 키워드부터 작성해둡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 해질 때쯤 다시금 메모를 확인합니다.

갑상선암 수술 당일 시간별 기록

 

04시 45분

체온. 혈압체크 혈압 94 낮게 나옴. 재측정 정상

침대 허리 아픔(허리디스크 튀어나와 있음 / 운동하라는 말 자주 들었음)

 

05시 50분

간호사쌤이 위장약 속 쓰림 주사액 투여

 

06시 35분

간호사쌤이 수액 잘 들어가나 확인

 

7시 15분 의사회진(윤지섭교수님)

윤지섭교수님이 10시 30분 수술 예정에 대해 안내 / 컨디션에 대해 물어보심. 그리곤 "잘 해봅시다. 이따 뵐게요." 말씀하시는데 뭔가 찌~잉했음. 아마도 그것은 감동? 믿음? 든든한 내 편?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었던 거 같음

 

08시 02분

양치, 세수, 가글

간호사쌤(윤지섭교수님이랑 같이 라운딩 다니는 쌤) 목 수술 부위 체크함

간호사쌤 한 분 더 와서 재확인함

 

 

09시 10분

체온, 혈압체크

상의 수술복 먼저 환복함. 간호사쌤이 환복 도와주심.

 

10시

환경소독(청소직원분이 폴대 알코올 소독, 침구류, 기타 주변 닦아주심)

 

10시 19분

수술복 하의 환복. 병동 내 대기. 이동 전 화장실 이용 안내받음

 

10시 30분

간호사쌤이 침대 주변 물건(캐리어) 창가로 올려놔 주겠다고 설명 받음. 수술 후 이동 침대 병동 침대 옆으로 붙여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도 함께 받음.

 

2층 수술실로 이동

맹장수술 이후 두 번째 입원.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덜컹거리는 침대에 누워 병원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음.

 

그냥 단색의 하얀 천장이지만 누워서 바라보는 천장은 너무 삭막해 보임. 엘리베이터에는 구름모양 시트지가 붙어 있었음. 나름 그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음.

 

 

수술실 입구 복도에서 잠시 대기

수술실에 들어가서 입구 대기실에서 대기→대기 중 서너 명이 재차 이름, 혈액형 확인

마취과쌤이 마취 관련 설명해 주심

수술 대기실 밝음. 사람들 왔다 갔다 하는 소리. 대화소리에도 귀가 쫑긋해짐. 부산스럽거나 요란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환자들이 긴장감 풀 수 있게 좀 더 조용하고 안정적인 환경 조성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

 

수술방에 들어갔을 때 전자시계 11시 11분

5분 후쯤 마취 시작함

마취시작→마취과쌤이 “프로포폴 어쩌고저쩌고~" 멘트하심 → 숫자 6까지 세다가 스르륵 잠듦

 

12시 30분

깨어보니 회복실. 주변 시끄러워 정신 사나웠음

병실로 이동 시 정신몽롱 함

이동 침대 병실 침대 옆으로 붙이고 직원들이 사방에서 잡고 이동시켜줌

2시간 동안 폐 숨쉬기 운동하라고 함. 정신머리 부여잡고 들숨날숨 폐운동 열심히 했음

 

12시 50분

목 걸걸하고, 겨드랑이 통증 느껴짐, 목 통증 있음.

캐리어 바닥에 펼쳐놨는데 간호사쌤이 짐 정리도 해주시고, 지퍼랑 버클 가지런히 잠가서 창가에 올려놔 주셨음. 업무로도 바쁘실 텐데.. 세심한 배려~ 크~ 갬동갬동~!! 그리고 죄송한 마음..

 

13시 40분

진통제 연결

간호사쌤이 “많이 아프시죠?”고통에 대한 염려, 공감해 줌. “생리통보단 덜 아파요. 견딜만해요.”

4시간마다 진통제 먹는 우주최강 생리통 매달 겪는 사람으로서 어지간한 고통은 참아낼 수 있음.

로봇수술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덜 아팠음. 맹장수술 때보다 하급. 생리통에 비해서는 애교 수준.

 

간호사쌤이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거 드셔도 돼요"라고 챙겨주셨지만 "저 찬 음식 못 먹어요." ㅋㅋ

 

14시 10분

교대 라운딩

 

14시 15분

간호사쌤(윤지섭교수님이랑 같이 라운딩 다니는 쌤) 수술 부위 확인 / 붓기 없음. 음성확인 좋음 / 저림 증상 있으면 말하라고 함

병동 간호사쌤이 침대 베개 부분 좀 높게 해줌. 부종 생길 수 있어 예방 차원

 

14시 30분

2시간 동안 폐 숨쉬기 운동 끝내고 이제 자도 되는지 물어봄

자는데 끙끙 앓는 소리 절로 남. 내가 끙 소리 내고 끙 소리에 잠 깸. 무한 반복.

침 삼킬 때 목 아픔

 

 

 

자다가 대화 소리에 깸. 복도에서 간호사쌤 다른간호사쌤한테 하는 말 들림 “정리하면서 업무하세요. 빨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정리도 같이하면서 하세요. 제가 일하는데 불편해요?”이랬던가.. 5분 뒤에 같은 말 들림. 감정 없는 톤으로 이야기했지만 두 분 업무 스타일 다르다는 건 알겠더라.

 

16시 05분

체온, 혈압체크

 

17시 50분

저녁식사(죽)

 

20시 30분

체온, 혈압체크

 

20시 40분

교대 직원 라운딩하고 감

 

22시 55분

항생제 추가

 

tip: 수술 후 침대에서 일어나는 방법

오른손 수액 맞은 쪽으로 일어나면 혈액 역류하고, 수술한 왼쪽으로 일어나면 상처 아팠음. 요령 생긴 건 왼쪽으로 몸 살짝 비틀어서 엉덩이뼈 살짝 기울여 지지대 삼아 왼손 팔꿈치 살짝 굽히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수월했음.

 

 

 

 

이상으로 n년차 전문요원의 놀면 뭐하니였습니다.

남은 시간도 주변의 여유로움과 행복들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또 봐요~!!

 

 

https://kimwisdom.tistory.com/91

 

강북삼성병원 갑상선암 수술 입원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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