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오케스트라, 섬세한 연출, 그리고 완벽한 몰입의 시간

1. 콘서트 전 풍경과 관람 준비
올림픽공원역에서는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이용을 추천한다. 4번 출구는 계단이라 힘들다.
13일 목요일. 콘서트는 19시 30분 시작이지만 17시에 올림픽공원역에 도착했다. 주변 카페들은 이미 만석이었고 CU 편의점도 사람들로 붐볐다. 해가 지기 시작하던 시간대라 야외 벤치에서 빵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고, 그 주변에도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투썸에서는 일회용컵이 매장 내에서도 제공됐지만 뚜껑은 주지 않았다. 뚜껑이 없다면 가격이 조정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사이렌 오더도 되지 않아 직접 줄을 서서 주문해야 했다. 그래도 줄은 생각보다 빨리 줄었다.
2. 공연장 이동과 입장

굿즈는 이미 전부 품절이었다. 일찍 오지 않으면 구매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굿즈 비닐봉투를 들고 다녔구나!!" 투썸에 앉아 있는 동안 굿즈를 미리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2년 전에도 굿즈는 이미 품절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19시 10분 무렵, 2-2 구역으로 입장 안내를 받았는데 사람들의 밀집도가 높아 순간적으로 이태원 참사가 스쳐 지나갔다. 골목길도 아니고, 내리막길도 아니었지만 그냥 겁이 났다.

티켓 절취선을 미리 잘라 안내요원에게 전달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 시 ‘산책’ 배지를 무료 나눠준다. 작은 아이템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배지 어디에 달고 다닐까??" 입장하면서 기분 좋은 상상 중..

공연장 내부에 들어가 보니 빈 좌석도 꽤 많았다. 예상대로 늦게 입장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공연 중 이동이 잦아 집중이 흐트러지는 순간도 있었다.

관람 좌석은 1층 10구역 3열이었다. 무대 전체가 시원하게 보이는 자리였지만 뒤에서 사람들이 오르내릴 때 ‘쿵쿵’ 울림이 전해졌고, 플로어석의 이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시선이 흐트러지는 상황도 있었다.
3. 김동률의 무대 '음악, 연출, 감동'
■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이번 공연에서도 오케스트라 편성은 매우 풍성했다. 코러스 또한 존재감이 확실했다. 특히 어느 곡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 코러스의 음색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각 곡마다 다층적인 사운드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 섬세한 무대 연출
조명, 배경, 무대효과는 아날로그 감성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구성돼 있었다. 조명이 관객석으로 강하게 향할 때는 눈부심이 있다. '눈뽕 주의'
■ 음향과 보컬
전반적인 음향 퀄리티는 훌륭했다. 다만 가수님이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구간에서 마이크와의 거리 때문인지 ‘퍽’ 하고 터지는 소리가 몇 번 있어 조금 아쉬웠다.
황금가면 퍼포먼스도 기억에 남는다. 안무가가 가수님에게 “가능하시다면 하시면 좋고, 힘드시면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단다. 가수님이 안무를 받아보고 사람이면 안 할 수 없는 동작들이었기에 할 수밖에 없다고 재치 있게 이야기했다. 단순한 손동작임에도 빠르고 정확한 리듬감이 있어 작은 동작만으로도 무대의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 스토리텔링과 곡 해설
두 곡마다 차분하게 이어지는 해설은 공연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해설과 노래의 온도 차이가 확실해, 곡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 코어 팬은 아니지만 처음 듣는 곡들조차 모두 좋게 다가왔다.
■ 연출 몰입도
카메라 각도, 조명 타이밍, 무대 전환의 조합이 매우 정교해 공연이 하나의 ‘입체 동화’처럼 느껴졌다. 열기구 모형이 달려 이동하고, 토끼와 새를 표현하는 사람들의 몸짓이 더해져 아날로그 감성의 무대가 더욱 풍부하게 완성됐다. 동선 하나까지 모두 계산된 연출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 인터미션
2년전에도 그랬지만 고상지 콰르텟의 인터미션 연주는 정말 멋지다. 인터미션에 이런 연주라니 말도 안돼. 이 퀄리티 뭐야뭐야~ 귀 호강 지대로!!
4. 공연 중 관람 환경
전반적인 관람 예절은 준수되었지만, 몇 가지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 뒷사람의 발장단 쿵쿵: 다리 떠는 사람이 있으면 주변 사람이 불편감을 느끼듯이 공연장에서 템포에 맞춰 발장단을 맞추는 사람 또한 불편하다. 바닥이 아닌 계단식 좌석 경우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진다.
- 지퍼 소리: 뒷좌석에서 반복적으로 점퍼를 입었다 버섰다 반복했다. 좌석 간격이 가까워서 인지, 뒷사람이 앞쪽으로 숙여 지퍼를 여닫는 것인지.. 발라드의 특성상 주변의 작은 소리도 크게 느껴졌다.
- 옆자리 캔맥주 홀짝: 1층 10구역 3열의 한 남성분이 공연 중 실제로 캔맥주를 마셨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함성 타이밍에 맞춰 캔을 열었지만, 특유의 맥주 냄새가 순간적으로 퍼져 불편했다.
- 사진촬영 금지 준수율 높음: 가수님이 직접 촬영 금지 이유를 설명했는데, 암전까지 고려한 연출이라며 강조했다. 대부분의 관객이 잘 지키는 모습이었다.
- 공연 중 이동 인원: 곡이 끝나야 입장 가능했지만 플로어석 쪽 이동은 계속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5. 김동률이라는 가수
이번 산책 콘서트는 총 7회 공연이 진행되며, 나는 그중 13일 목요일 공연을 관람했다. 벌써 4회차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가수님의 목소리는 전혀 지치지 않아 놀라웠다.
2년 전에는 단 1회 관람했지만 이번에는 2회 관람했고, 앞으로 자연스럽게 관람 횟수가 늘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수님은 전문 피아노 연주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감정이 실린 연주와 보컬의 조합은 오히려 더 큰 힘이 있었다.
또한 32년간 팬들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위해 공연을 구성했다는 말도 인상 깊었다. 처음 온 관객은 히트곡이 많이 나오지 않아 의아할 수 있지만, 몇 번 더 공연을 보시면 된다는 재치 있는 멘트도 기억에 남았다.
6.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감동
막이 내려가는 순간에도 공연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듯 이어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그대로 느껴졌다. 스탠딩 박수가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고 감동의 밀도가 마지막까지 유지됐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이동하면서도 커튼이 올라가는 순간의 설렘부터 엔딩의 여운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막공 한 번 더 예매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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