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우편물도 제대로 못 보내면서, 1인 가구 돌봄을 한다고요?

n년차 전문요원 2025. 7. 4. 18:05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n년차 전문요원입니다."
오늘은 주민센터에서 발송 된 사회복지서비스 신청 안내문에 대해 떠들어 재껴 보겠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현관 앞 우체통 아래쪽 바닥에 서류 봉투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름을 확인했더니 제 이름이더군요.
호수가 적혀있지 않아 바닥에 우편봉투를 내려 두고 가셨더라고요.
 
봉투 안에는 여러 복지 리플릿이 들어 있었습니다.
"돌봄 SOS", "외로움 안녕 120", "사회복지서비스 신청 안내문" 등등…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우편물조차 제대로 못 보내면서, 정말 나 같은 사람을 돌볼 수 있을까? 사각지대 돌봄이 가능할까?"

왜 나에게 이런 리플릿이 온 걸까?

1인 가구라서? 실직과 건강 악화 때문일까?
수도세가 한 번 체납된 이력이 있어서? 그래서 모바일 청구서로 모두 변경했죠. 우편물은 가끔 안 오기도 하더라고요.
이런 우편물이 왜 온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잘 받았네요.
 
최근 서울시는 ‘고립 위기 1인 가구’에 대한 선제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주소도 없이, 대상군에 적절한 서비스도 아닌 것을 배포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시장통 사업도 아니고 필요한거 골라잡아? 뭐 이런식인건가..
 
‘당신은 돌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 전달 방식은 참 무심했습니다.

“당신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지만, 혹시 몰라 뿌려봤어요” 같은 느낌이랄까요?
바닥에 놓인 우편봉투를 보는데 제 모습이 투사 된다랄까? 자격지심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아니꼽게 생각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나에게 적합한 복지 서비스는 없다

봉투 안에 들어 있던 리플릿을 하나하나 훑어봤습니다.
긴급 생계지원, 도시락 배달, 간병지원, 외로움 상담전화 등…
하지만 그 어떤 항목도 제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복지는 '의도'가 아니라 '접근 방식'이 중요합니다
행정기관이야 선의로 보냈겠죠.

“혹시라도 필요한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취지.
하지만 시스템은 정확해야 하고, 그 안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섬세해야 합니다.
✔️ 주소 누락된 우편물
✔️ 필요성 검토 없는 리플릿 패키지
이 모든 것이 모여, 결국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건 내 얘기가 아니야”라는 소외감을 줍니다.
 
그래서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분명 누군가가 분류한 '위기가구'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다가와 주는 복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은 단지 ‘돌봄’을 전달한 척하고 있을 뿐,
실제 손 내밀어 주는 방식은 되려 불편하고 낙인 가득한 구조에 가깝습니다.

“1인 가구 돌봄을 한다면서 1인 가구의 문 앞까지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는 행정 시스템”
이건 분명 개선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마무리하며..

혹시 비슷한 리플릿을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당신도 이런 지원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 적은 없으신가요?

복지는 ‘누군가를 도와준다’가 아니라,
‘누군가가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처럼 말 못 하고 넘긴 이들이 많을 것 같아, 이 기록을 남겨봅니다.
 
 

이상으로 n년차 전문요원의 놀면 뭐하니였습니다.
남은 시간도 주변의 여유로움과 행복들을 만끽하시길 바라며..
또 봐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