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차 정신건강사회복지사

간절기, 왜 이렇게 기분이 변할까?

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서서히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이 스며드는 가을 초입. 이른바 간절기라 불리는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유독 기분이 흔들리거나 이유 없는 무기력감을 경험합니다. 단순히 날씨 탓으로 치부하기엔, 간절기의 기분 변화에는 다양한 신체적·심리적 요인이 얽혀 있습니다.

간절기 기분 변화로 나타나는 증상들

간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호소합니다.

· 이유 없는 피로감과 무기력감

· 집중력 저하 및 의욕 상실

· 불안감, 초조함,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지는 상태

· 우울감, 의욕 상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감정

· 두통, 소화불량, 불면증 등 신체적 증상 동반

이런 증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뇌와 몸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 간절기에 기분 변화가 심해질까?

1.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집니다. 이때 뇌의 시상하부가 체온과 에너지를 조절하기 위해 신진대사를 바꾸는데, 이 과정에서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평소보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쉽게 드러납니다.

2.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

환절기에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면역세포가 빠르게 소모됩니다.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늘어나고, 몸이 자꾸 지치면서 심리적 불안정성이 커집니다. 몸이 피곤하면 마음도 예민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3. 환경적 요인

가을이 다가오면서 햇볕이 짧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듭니다. 햇빛은 세로토닌 분비와 직결되는데, 햇빛이 부족하면 무기력과 우울감이 쉽게 생깁니다. 또 습도의 변화, 갑작스러운 바람도 신체 리듬을 흔들어 기분 변화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1. 규칙적인 생활 리듬 유지하기

간절기일수록 수면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기상·취침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활 리듬이 안정되면 신체와 뇌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2. 햇볕 쬐기

하루 20~30분이라도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 기분이 안정되고 우울감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겸하면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3. 균형 잡힌 식단과 수분 섭취

간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비타민 C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몸을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불안과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호흡과 명상, 가벼운 스트레칭

긴장되고 불안할 때는 복식 호흡이나 짧은 명상이 큰 도움이 됩니다. 몸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도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감을 줄여줍니다.

5. 적절한 휴식과 자기 관리

무기력할 때 억지로 몰아붙이기보다 잠시 쉬는 것도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취미를 하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갖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

하지만 계절성 변화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 증상이나 정신과적 증상이 함께 발현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자가 관리로도 회복되지 않고, 수면·식욕·외출 등 본인의 일상 패턴이 눈에 띄게 무너진다면 혼자서 버티기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조기 상담과 치료가 오히려 회복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마무리

간절기의 기분 변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단순히 ‘나약하다’고 자책하거나, 반대로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체와 마음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작은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장기화되거나 일상 기능을 방해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주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