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첫날 오후 4시, 2시 입장권 수령
2. 첫날과 둘째 날 입장 동선이 달랐습니다
3. 가방 검사와 사탕 반입은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4. 땡볕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
5. 돗자리 자리는 피크닉의 낭만과 불편이 함께했습니다
6. 맥주가 쏟아진 돗자리, 통로가 필요했던 이유
7. 푸드존과 화장실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8. 해가 지자 완전히 달라진 88잔디마당
9. 무대와 출연진은 만족스러웠습니다
10. 운영에 관한 말도 조금 다르게 전해졌으면 했습니다
11. 운영 미숙과 공연의 가치는 따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12. 공연 종료 후 내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13. 첫날의 현타와 둘째 날의 아련함

2026년 9월 5일과 6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성시경 with friends 자, 오늘은’을 관람했습니다.
저는 공연 전인 9월 2일 88잔디마당을 미리 한 바퀴 둘러봤었고, 공연도 이틀 모두 다녀왔습니다.

첫날에는 오후 4시, 둘째 날에는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했습니다. 같은 공연이었지만 도착 시간과 앉은 위치에 따라 입장 동선, 시위 소음, 화장실 이용 경험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땡볕 대기와 촘촘한 돗자리 배치 등 운영상 아쉬운 부분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불편했던 몇 시간만으로 공연과 출연진의 노력까지 모두 ‘최악’으로 평가하는 것도 제가 현장에서 느낀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입장시간과 가방 검사, 돗자리 자리, 화장실과 푸드존 등 직접 겪은 현장 상황과 공연 후기를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1. 첫날 오후 4시, 2시 입장권 수령
저는 2시 입장권을 예매했지만 첫날 오후 4시쯤 도착했습니다.
2시 입장권 부스에는 별도의 대기줄이 없어 바로 팔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팔찌를 채운 뒤에는 티켓 일부를 잘라서 돌려줬습니다.

이미 팔찌를 착용했는데 티켓을 다시 보여줄 일이 있는지 물었더니, 혹시 확인을 요청하면 보여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돗자리와 방석 등 짐이 많아 티켓까지 계속 보관해야 하는 점은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티켓을 재확인하는 상황은 없었습니다.
돗자리와 쿠션 방석, 응원봉 등을 담은 보조가방도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공연장까지 들고 이동했더니 팔뚝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현장에는 MD 판매 부스와 에스네이처 부스, 쉼터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입장권을 받은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쉼터에는 에어컨이 있어 아침에 입장권을 받은 뒤 쉬다가 다시 줄을 섰다고 합니다.






2. 첫날과 둘째 날 입장 동선이 달랐습니다
첫날에는 메인게이트로 바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메인게이트 기준 왼쪽으로 100m 이상 걸어간 뒤 다시 메인게이트 입장줄에 섰습니다. 당시 메인게이트 앞 실제 대기줄은 10m도 되지 않아 왜 멀리 돌아가게 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동하면서 올림픽공원 시위대 앞도 지나갔습니다. 시위 소리가 크게 들려 불편했지만, 메인게이트로 가는 길에 나무 그늘이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걷는 길과 대기줄까지 모두 땡볕이었다면 훨씬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반면 둘째 날에는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했고, 메인게이트 왼쪽에서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에는 시위 소리가 공연장 안에서도 들렸지만, 둘째 날 무대 앞쪽 오른편에 앉았을 때는 시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앉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아침부터 기다린 관객들의 후기를 보면 첫날에는 올림픽공원 엄지손가락 조형물 부근까지 줄을 세웠고, 둘째 날에는 지그재그 방식으로 대기줄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저는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3. 가방 검사와 사탕 반입은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입장 전에는 가방을 미리 열어달라는 안내를 받은 뒤 소지품 검사를 했습니다.
외부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다른 관객들은 초콜릿이나 사탕까지 제지당하고, 다시 밖으로 나가 물품보관소에 맡겼다는 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첫날 오후 4시 이후 입장했을 때는 가방 지퍼를 열어 내부를 간단히 확인하는 정도였습니다. 가방 안에 있던 사탕도 별도로 제지하지 않아 공연 중 당이 떨어졌을 때 잘 먹었습니다.
입장 시간이나 검사 직원에 따라 기준이 달랐던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간식도 관객마다 검사 결과가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4. 땡볕에서 들린 익숙한 목소리
첫날 오후 4시 20분쯤, 땡볕 아래 돗자리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안녕하세요”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설마 했는데 모자와 팔토시를 낀 성시경님이 무대에 나와 있었습니다. 더위 속에서 기다리는 관객들을 걱정하며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도록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관객들에게 물건은 쉽게 없어지지 않으니 계속 햇볕 아래 있지 말고 다른 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오라는 취지의 안내도 했습니다.

둘째 날에도 노메이크업 상태로 나와 노래를 불러줬다고 합니다. 저는 늦게 도착해 보지 못했습니다.
양일 공연 모두 공연 시작 전 성시경님은 기다린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전했습니다. 김광진님과 김장훈님 등 다른 출연진도 공연 전에 무대에 올라 노래하며 지친 관객들을 달랬습니다.
이후 온라인에서 운영에 관한 불만이 확산되면서 당시 성시경이 미안함을 전하는 모습도 기사화됐습니다. 이는 논란이 생긴 뒤 별도로 발표한 사과라기보다 공연 당일, 본공연이 시작되기 전 현장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5. 돗자리 자리는 피크닉의 낭만과 불편이 함께했습니다
88잔디마당 바닥은 생각보다 울퉁불퉁했습니다. 이동하다 발을 삐끗하는 사람도 여러 명 봤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는 잔디가 축축하지 않았고 비교적 말라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관객들이 이동할 때 흙먼지가 많이 날렸고, 휴대전화도 햇볕을 받아 발열이 심해졌습니다.
돗자리 구역은 사람들이 다닥다닥 앉아 있어 멀리서 보니 남극의 펭귄 무리처럼 보였습니다. 혼자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고, 나무 그늘 아래 모여 앉은 사람들을 보니 가을운동회도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앉아 있으니 공간은 상당히 좁았습니다.
앞으로 다리를 뻗으면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접어줘야 했고,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앉아 있어도 뒷사람의 발에 여러 차례 치는일이 발생했습니다.
쿠션 방석을 챙겼지만 등받이 없이 오랫동안 움츠리고 앉아 있으니 목 뒤가 뭉치고 허리도 많이 아팠습니다.
사람이 지나갈 때 먼저 발이나 물건을 치워주는 관객도 있었지만, 알아서 피해 가라는 듯 그대로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돗자리를 밟아야 할 때 신발을 벗는 사람도 있었고, 신발을 신은 채 그대로 밟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연 중에도 이동하는 사람이 계속 오가면서 시야를 가렸습니다. 앞자리 관객이 양팔을 넓게 벌리고 응원봉을 자동차 와이퍼처럼 좌우로 크게 흔들어 무대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도 불편했습니다.
돗자리 간격과 별도의 이동통로를 조금 더 확보했다면 관객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6. 맥주가 쏟아진 돗자리, 통로가 필요했던 이유
제 옆옆자리에서는 이동하던 사람이 테이블을 건드려 맥주와 경탁주가 돗자리 위에 전부 쏟아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술을 쏟은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화장지를 가져와 닦아주고 자리 주인을 한참 기다렸습니다. 뒤늦게 돌아온 주인들은 젖은 돗자리를 보고 표정이 좋지 않았고, 술을 쏟은 사람은 맥주값을 배상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맥주값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돗자리와 주변 물품까지 젖었고 공연을 앞둔 기분도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 역시 화장실에 가다가 지인이 다른 테이블을 살짝 건드려 맥주컵이 흔들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도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까운 자리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장에서 술과 음식을 판매한다면 일회용 컵에 뚜껑을 제공하거나, 테이블이 놓인 돗자리 사이에 이동통로를 확보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7. 푸드존과 화장실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컸습니다
저는 원래 외부에서 음식을 잘 먹지 않아 푸드존 음식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줄이 너무 길어 기다릴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지나갈 때 맡은 치킨 냄새는 정말 좋았습니다. 당초 안내와 달리 푸드존은 오후 5시에 바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공연 중에도 계속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후 7시 무렵에도 이용객이 많았습니다.


화장실은 무대 기준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가 컸습니다.
첫날 이용한 왼쪽 화장실은 푸드존 뒤에 있었습니다. 여성용 이동식 화장실 컨테이너가 약 4개 있었고, 컨테이너 한 개당 내부에 4칸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후 5시 15분쯤 갔을 때는 앞에 약 5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인과 대화하느라 뒤에 늘어난 줄을 보지 못했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니 20명 이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제가 기다렸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둘째 날에는 무대 기준 오른쪽에 앉았습니다. 이쪽에는 이동식 화장실이 8개 이상 있었던 것으로 보였고, 저는 별도의 대기 없이 바로 이용했습니다.
다만 이동식 화장실이라 세면대 물이 매우 조금씩 나왔습니다. 어떤 컨테이너는 세면대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화장실이 공연장 전체에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기보다는 위치별 편차가 컸고, 관객에게 덜 붐비는 화장실 위치를 안내해줬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8. 해가 지자 완전히 달라진 88잔디마당
낮에는 바람이 불어도 덥고 손선풍기 바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자 잔디마당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풀 내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잔디 위에 앉아 있으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해지는 가을밤이었다면 발라드를 듣기에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만 요즘은 봄과 가을이 워낙 짧고, 더웠다가도 비가 한 번 내리면 기온이 크게 떨어져 야외공연 날짜를 맞추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공연이 끝난 뒤 돗자리를 접어보니 잔디에서 올라온 습기 때문에 바닥이 축축해져 있었습니다. 옆 관객이 젖은 돗자리를 세게 털면서 물방울이 제 안경 아래 얼굴까지 튀어 기분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입장할 때는 흙먼지가 날릴 정도로 말라 있었지만 밤이 되면 습기가 올라오기 때문에, 다음에 같은 장소를 방문한다면 방수되는 돗자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9. 무대와 출연진은 만족스러웠습니다
거미님은 역시 노래를 정말 잘했습니다. 성시경님과 함께 무대를 빈틈없이 꽉 채우는 느낌이 들어 특히 좋았습니다.

김장훈님의 무대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유튜브 ‘자, 오늘은’에서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한 영상은 보지 않았지만, 이날 무대에서 느껴진 성시경님과 김장훈님의 호흡은 좋았습니다.
이재훈님의 무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왼쪽 스크린 한 부분이 검게 나오더니 검은 화면이 세 곳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다행히 빠르게 조치했는지 한 곡이 끝날 무렵에는 정상적으로 화면이 나왔습니다.

이재훈님은 관객을 믿고 객석을 돌겠다며 노래가 끝난 뒤에도 지금 모습 그대로 있고 싶으니 만지거나 잡지 말아 달라고 미리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 관객이 갑자기 앞으로 나가 팔을 잡으려 했습니다. 이재훈님은 노래를 계속 부르고 표정도 유지한 채 몸을 빠르게 움직여 피했습니다. 춤을 오래 춘 가수답게 순발력과 운동신경이 정말 빠르다고 느꼈습니다.
평소 성시경님이 앙코르에서 ‘내게 오는 길’을 부르며 객석을 한 바퀴 돌 때도 색다른 느낌이 있지만, 이번에는 돗자리에 앉아 가까이에서 보니 일반 좌석 공연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공연 촬영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드론도 공연 내내 잔디마당 위를 날아다녔습니다. 드론이 가까이 오면 소음이 제법 크게 들렸습니다.
카메라 구도는 이전 공연과 달라진 느낌이었고, 출연자와 객석을 화면에 잘 담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면 콘솔 앞 초대석으로 보이는 일부 관객이 노래 중에도 자기들끼리 소리치며 사진을 찍어 주변이 산만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성시경님의 목소리에서는 평소보다 긁히는 소리가 자주 들렸습니다. 최근 여러 행사와 방송으로 목을 많이 사용한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공연을 위해 목소리 관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10. 운영에 관한 말도 조금 다르게 전해졌으면 했습니다
공연 중 성시경님은 자신의 돈을 내고 자기 자리를 요구하는 것은 나이 든 관객들이고, 젊은 관객들은 기다리는 과정도 즐긴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농담과 현장 분위기가 섞인 말이었겠지만 저는 조금 불편하게 들렸습니다.
싸이님 콘서트처럼 체력이 좋은 젊은 관객이 적극적으로 뛰어놀기 위해 선택하는 공연과 성시경님의 발라드를 들으러 오는 관객층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30대부터 60대 관객도 많았고, 일반적인 한강공원이나 야외공연 문화를 생각하고 온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공연장 운영에 관한 요구를 단순히 나이 든 관객의 특성처럼 말하기보다, 첫 돗자리 야외공연이라 서로 시행착오가 있으니 함께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표현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공연이고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모르지만, 그 시작을 함께해준 관객들에게 고맙다는 의미는 충분히 전달됐습니다. 다만 같은 내용도 어떤 단어와 방식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 운영 미숙과 공연의 가치는 따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공연의 물리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무더위가 예상됐는데도 장시간 대기해야 했고, 돗자리 간격과 이동통로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입장 동선과 가방 검사도 관객마다 다르게 느껴졌으며, 푸드존과 화장실은 위치에 따라 혼잡도 차이가 컸습니다.
예견할 수 있었던 문제인 만큼 비판과 개선 요구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저 역시 공연 전 올림픽공원을 미리 답사했음에도 첫날 공연을 마친 뒤에는 몸도 마음도 지쳐 현타가 크게 왔습니다.
그만큼 현장에서 불편했던 점이 분명히 있었고, 다른 관객들이 남긴 부정적인 후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부정적인 후기만 계속 접하다 보니, 제가 직접 경험한 공연의 좋은 순간들까지 가려지는 듯해 아쉬웠습니다.
같은 공연을 보고도 도착 시간과 앉은 위치, 개인의 체력과 기대에 따라 느끼는 점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힘든 공연이었을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을 감수할 만큼 행복한 공연이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피로와 불편에 치우쳐 공연을 바라봤지만, 며칠이 지나고 나니 그것이 제가 경험한 공연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오늘은’은 코로나 시기 성시경님과 선후배 가수들이 함께 노래를 들려주던 온라인 콘텐츠에서 출발했습니다. 화면 속 만남은 오프라인 공연으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실내를 벗어나 88잔디마당에서 피크닉형 야외공연을 시도했습니다.
처음이라 미숙했던 부분을 야외공연의 특성이라며 모두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운영에서 부족했던 점만으로 공연 전체와 그 안에서 노력한 사람들까지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공정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성시경님과 출연진은 공연 시작 전 무대에 나와 더위에 지친 관객들을 걱정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대응과 대안을 마련하려 했던 모습이었습니다.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공연에서 좋았던 점을 인정하는 것은 동시에 가능합니다.
12. 공연 종료 후 내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첫날 공연이 끝난 뒤에는 빠르게 퇴장해달라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무대 왼쪽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가려고 했지만 안내 직원이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했습니다.
올림픽공원에 원래 설치된 화장실로 갔지만 줄이 너무 길었고, 결국 지하철역 화장실까지 이동했습니다. 그곳에도 긴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평소 KSPO DOME 연말공연보다 많은 관객이 모였고, 주변에는 시위 인원도 있었습니다.
공연장에서 음식과 주류까지 판매한 상황에서 공연이 끝나자마자 내부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둘째 날에는 공연 전 오른쪽 화장실을 이용해 종료 후 다시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공연장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지만 화장실은 관람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입니다.
13. 첫날의 현타와 둘째 날의 아련함
첫날 공연을 마친 뒤에는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었던 탓에 목과 허리가 아팠고, 화장실을 찾아 이동하면서 피로가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에는 이 공연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무대를 바라보니 순간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날에는 오후 4시에 도착해 공연 전 노래를 들었고, 둘째 날에는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해 그 장면을 놓쳤습니다. 대신 장시간 땡볕에서 기다리지 않아 체력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좋은 자리를 위해 일찍 입장할 것인지, 조금 늦게 도착해 체력을 아낄 것인지는 개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분명 운영상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었습니다.
다음 공연에서는 대기 동선과 그늘, 돗자리 간격과 통로, 가방 검사 기준, 화장실 안내가 보완됐으면 합니다.
관객은 비용을 지불한 만큼 기본적인 관람 환경을 제공받아야 하고, 불편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뒤 며칠이 지나자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수가 관객을 위해 하는 일들을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성시경님이 공연 시작 전 무대에 나와 더위에 지친 관객들을 걱정하고 노래를 불러준 일은 원래 예정된 공연 순서가 아니었습니다.
준비 단계에서 예견했어야 할 문제와 현장에서 발생한 돌발 상황이 뒤섞인 가운데, 성시경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정해진 무대만 소화하는 데 그쳤다면 보기 어려웠을 장면입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관객과 마주하며 풀어가려 했던 모습에서, 단순히 무대에 서는 가수가 아니라 공연을 이끄는 호스트로서의 태도가 느껴졌습니다.
여러 선후배 가수를 한자리에 모아 무대를 만들고 공연 안팎에서 관객을 살피는 일 역시 결코 적은 에너지가 드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부족했던 운영을 지적하는 것과 그날 가수와 출연진이 보여준 노력에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불편했던 점에 마음이 쏠렸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날 받은 감동과 행복도 분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해가 진 잔디마당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풀 내음이 났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이어지자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첫 돗자리 야외공연의 시행착오를 함께 겪은 관객으로서, 다음에는 이 공연의 낭만은 그대로 남고 불편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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