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후 추적 검사를 받기 위해 강북삼성병원에 다녀왔다.
지난 1월 외래 진료를 받고, 진료 후 검사 절차 안내와 서류를 받았었다. 당시에는 빨간펜으로 검사 장소까지 표시해 주셔서 잘 챙겨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검사 당일이 되니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병원 검사라는 것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막상 당일이 되면 긴장되고, 특히 금식이 필요한 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면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아진다.
이번 추적 검사는 혈액검사, 흉부 엑스레이, 조영제 CT, 갑상선 초음파까지 함께 진행되는 일정이었다. 전날부터 6시간 금식이 필요했고, 당일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해야 했다.
강북삼성병원 채혈실 대기
혈액검사는 CT 검사 2시간 전에 해야 한다고 안내받았다. 검사 시작은 오전 7시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나는 6시 40분쯤 병원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채혈실 앞에는 이미 대기 인원이 16명이나 있었다. 채혈실 의자는 만석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코너 쪽에 빈 의자가 있어 그곳에 앉아 기다릴 수 있었다.


7시 이전 직원들이 빠르게 준비를 마쳤다.
덕분에 대기 인원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내 번호는 5000번대였고, 키오스크 쪽 화면에는 3000번대 번호만 보였다. 처음에는 내 번호가 왜 안 뜨는지 몰라 조금 당황했다.
키오스크 옆 직원에게 문의하니 내 번호 대는 좌측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해 주셨다. 기둥에 가려져 있어서 서로 다른 번호대가 따로 표시되는 줄 몰랐던 것이다.
이미 내 번호가 막 지나간 다음이었지만, 번호가 지나간 사람을 사이사이에 껴주는 직원분들의 센스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채혈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병원에 자주 다니는 사람도 순간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삼성병원 흉부 엑스레이
채혈 후에는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하러 갔다.
엑스레이 촬영 위치는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외래 엘리베이터 타는 곳 뒤편에 있고, 이전에도 몇 번 촬영해 본 적이 있어서 동선이 크게 헷갈리지는 않았다.
상의만 갈아입고 나오니 바로 촬영이 진행됐다. 엑스레이는 대기나 절차가 복잡하지 않아 금방 끝났다. 익숙한 검사라 그런지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했다.
강북삼성병원 CT
이번 검사에서 가장 헷갈렸던 부분은 조영제 CT였다.
지난 1월에 받은 안내문에는 R 스퀘어 CT실, A관 1층이라고 빨간펜으로 안내까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전에 검사를 받았던 A동 MRI CT실로 가서 진료카드를 찍었다.
키오스크에는 직원에게 문의하라는 안내가 떴다. 문제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주변에 물어볼 직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다른 환자를 호명하던 직원에게 문의하려고 불러봤지만, 그 직원은 못 들은척하고 지나가버렸다. 바쁘니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쿨하게 넘겼다.
그리고 몇 명의 직원이 지나갔다. 직원들이 쓱 쳐다보고 가는 것이 불편해서 검사예약실 의자로 이동했다.
검사예약실 의자에 앉아 9시 5분까지 1시간 넘게 기다렸다. 다시 CT실로 이동했다.
키오스크 옆에 안내 직원이 있었다. 안내문을 보여주자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고 안내해 줬다.
내가 기다리던 곳이 아니라 R-스퀘어 CT실(A관 1층)이 따로 있구나..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키오스크에서 단순히 “직원에게 문의하세요”라고만 나오는 것보다
CT실이 여러 곳이 있으니 안내문을 참고하라던가(1월에 안내받은 기억이 문뜩 떠올랐다. 그때 분명 검사했던 그곳으로 가면 된다고 했었는데..)
현 위치가 아닌 R-스퀘어 CT실로 이동하라는 안내라던가.. 그랬으면 훨씬 이해가 빨랐을 것 같다.
특히 이른 아침 검사 예약자는 안내 직원이 없는 시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장소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안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스퀘어 CT실 도착
R-스퀘어 CT실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대기표를 뽑았다.
대기표 발행 주변에는 포스터도 많고, 전체적으로 조금 어수선해서 처음 온 사람이라면 대기표 발급 기계가 어디 있는지 바로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강북삼성병원은 대부분의 검사실에서 도착 확인이나 대기표 발급을 하기 때문에 어딘가에 기계가 있을 것 같아 주변을 둘러봤다.
정면에 대기표 발급 기계가 있었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았다. 마침 휠체어를 탄 환자가 앞쪽을 가리고 있어서 더 잘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자주 다니다 보면 이런 흐름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되지만, 처음 방문하거나 몸이 불편한 상태라면 사소한 안내 하나도 꽤 중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굵은 바늘, 도망가는 혈관
채혈실에서는 왼쪽 팔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오른쪽 팔 상완 쪽에서 채혈을 했다. 그런데 R-스퀘어 CT실 직원분이 왼쪽 팔 혈관을 보더니, 오른쪽 팔 요골 쪽에 조영제 바늘을 꽂겠다고 했다. “바늘이 커서 좀 아프실 거예요.”
.
.
오 마이갓!!
내 혈관은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주삿바늘이 들어가면 도망가는 혈관이다. 아니나 다를까 주삿바늘이 들어가자 혈관이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
직원분이 “아프시죠?”라고 물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많이 아팠다. 그래도 내 혈관이 도망 다니는 것이 직원분의 잘못은 아니니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주삿바늘을 여기저기로 후볐다. 드디어 피가 나왔다.
할렐루야!!


조영제가 들어가면 열감이 느껴질 거라고 안내받았다. 마침 병원 안이 추웠기 때문에 열감이 느껴진다는 말이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느낀 열감은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입술과 항문 주변으로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조영제 CT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 특유의 느낌을 알 것 같다.
검사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직원분께 물었다.
“저 이제 물 마셔도 되나요?”
하지만 다음 검사도 금식일 수 있으니, 다음 검사실에 가서 확인 후 마시라는 안내를 받았다.
강북삼성병원 갑상선 초음파 검사
초음파 검사실에 도착해 키오스크로 도착 확인을 하고 대기표를 뽑았다. 그리고 직원분께 바로 물었다.
“저 이게 마지막 검사인데 물 마셔도 돼요?”
초음파는 금식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물을 마셔도 된다고 안내받았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생수 반 통을 마셨다.
6층에는 대기 인원이 정말 많았다.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5분 정도 기다렸을까. 직원분이 5층에도 검사실이 있다며 계단으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검사 끝나시면 다시 6층으로 올라오시면 돼요.”
5층 검사실로 이동해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컴퓨터를 보고 있던 직원분이 “OO 보고 검사 진행할게요”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나에게 하는 말인지 다른 직원에게 하는 말인지 헷갈렸다.
누워 있는 상태에서는 의료진이 누구에게 말하는지 잘 알기 어렵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말해주거나, “환자분”이라고 먼저 불러주면 대답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누워 있는 상태에서는 그 말이 나를 향한 것인지 직원 간 대화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음파 검사는 천천히, 꽤 자세하게 진행됐다. 처음 갑상선암을 발견했을 때도 다른 의료기관에서 직원이 여기저기 방향을 틀어가며 검사하는 과정에서 목에 뭔가 있구나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너무 자세히 검사하는 느낌이 들자 순간 겁이 났다.
검사 결과는 직접 듣기 전까지 마음 한편이 늘 불안하다. 검사 자체보다 검사 중 느껴지는 분위기와 침묵이 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 때가 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입마름과 허기짐
이번 검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검사 자체보다 입마름과 허기짐이었다. 아침에 밥(탄수화물)을 안 먹으면 나는 뇌가 안 돌아간다.
새벽에 일어나 씻고, 양치를 하고, 가글까지 하니 입마름이 더 심해졌다. 나는 평소 아침에 일어나면 입을 헹구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금식 때문에 물조차 마실 수 없으니 그 점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병실에 입원해 있을 때는 최소한의 움직임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덜하다. 하지만 집에서 병원까지 이동하고, 병원 안에서 검사실을 찾아다니고, 대기시간까지 길어지면 금식 상태의 불편감이 훨씬 커진다.
특히 7시 채혈과 9시 CT 사이의 간격이 꽤 힘들었다. 병원을 두 번 오가는 번거로움은 있겠지만, 다음부터는 채혈과 금식 검사 다른 날로 잡아야지..
전날 채혈하면 컨디션이 달라질 수도 있을 테니까.. 도전해 봐야겠다.
수분 마스크 착용
이번에 의외로 도움이 된 준비물이 있었다. 바로 일본 여행 때 구입해온 수분 마스크였다.



원래 이 수분 마스크는 여행 중 기내에서 사용하려고 샀던 제품이다. 일본에서는 목이 건조할 때 사용하는 마스크로 판매되고 있었고, 나는 5월 초 후쿠오카 여행에서 감기에 걸렸을 때 마지막 날부터 착용했다.
공항과 기내는 정말 건조하다. 그때 수분 마스크를 써보니 2~4시간 정도는 꽤 괜찮았다. 완전 촉촉하다기보다 입과 목이 건조해지는 그 칼칼함을 살짝 줄여주는 정도의 느낌이랄까?
기내에서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병원 갈 때 사용하면 좋겠는데?”
그리고 이번 추적 검사 날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했다.
수분 마스크가 드라마틱 하게 10시간 동안 수분감을 채워주는 제품은 아니다.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효과도 아니다. 하지만 금식 상태에서 입마름이 심할 때, 마스크 안쪽의 촉촉한 느낌이 구강 건조감을 줄이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됐다.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서 입과 목이 마르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보조템으로는 꽤 괜찮았다.
강북삼성병원 추적 검사 갈 때 챙기면 좋은 것
이번 검사를 다녀오면서 다음에도 병원갈때 챙겨가야지 하는 것들이 있다.
수분 마스크
금식 중 입마름이 심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물을 마시는 것과 같지는 않지만, 입과 목의 건조감을 줄이는 보조템으로 괜찮았다.
생수
검사가 끝난 뒤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생수는 꼭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금식 검사가 끝나면 물 한 모금이 정말 절실하다.
간단한 간식
모든 검사가 끝난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간식을 챙기면 좋다. 나는 마들렌을 챙겨갔는데, 검사 후 커피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검사 안내문
검사실 위치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을 수 있으니, 안내문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CT실처럼 병원 안에서도 검사 장소가 여러 곳일 수 있는 경우에는 안내문에 표시된 장소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의 여유
모든 검사가 끝나자마자 1층 별다방에서 아메리카노를 샀다. 금식 때문이었는지 1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커피 향이 너무 좋았다. 후각 마케팅 완전 성공적!!
모든 진료를 마치고 병원 입구의 벤치에 앉아 미리 챙겨간 마들렌과 커피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

1년 전에는 입원실에서 병원 입구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벌써 1년이 지나 다시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고, 커피를 원샷하고 있는 나를 보니 기분이 조금 묘했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아프고 나면 다시는 무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일상이 돌아오면 또 익숙한 습관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이렇게 추적검사를 받으러 올 수 있고, 검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은 꽤 소중하게 느껴졌다.
같이보면 좋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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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제목
"안녕하세요. n년차 전문요원입니다." 오늘은 갑상선암 수술 입원 1일차에 대해 떠들어 재껴 보겠습니다~ ▶ 입원 병원: 강북삼성병원 ▶ 주치의: 윤지섭교수님 ▶ 입원 기간: 3박 4일 ▶ 4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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