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인지이론) 알아보기
앞서 안내한 바와 같이 불안이란 광범위하게 매우 불쾌하고 막연히 불안한 느낌으로, 상황에 맞지 않게 두려움과 걱정이 있는 상태입니다.
관련된 증상(두통, 가슴 두근거림, 혈압상승, 빈맥, 진땀, 가슴조임, 반사항진, 동공확대, 떨림, 위장계 불편, 빈뇨 등 자율신경계 항진증)과 행동증(과민성, 서성댐 등)을 동반합니다.
불안장애도 다양하게 구분됩니다. 분리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특정공포증,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물질/약물 유발된 불안장애, 다른 의학적 상태에 의한 불안장애, 기타 등이 있습니다.
이제 불안장애 중 인지이론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인지이론(Cognitive Theory)
이 이론에 의하면, 불안이란 자동적이고 비현실적이고 자기 패배적인 비적응적 사고유형maladaptive thought pattern에 의한 고통입니다.
예를 들어 불안장애 환자들은 길 건너기와 같은 해롭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위협적인 내용이 내포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며, 이것이 커다란 재난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받아들입니다.
다시 말해, 애매한 자극을 위협적인 것으로 잘못 민감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커다란 재난이 자신에게 더 자주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인지이론(Cognitive Theory)에 의하면 인간의 사고, 지각, 학습, 기억, 문제 해결 등의 인지적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이론입니다.
장 피아제와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같은 학자들이 주요한 역할을 했으며, 인간의 행동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그 정보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합니다.
■ 인지이론의 개념과 접근법
1. 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
스위스의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어린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대해 4단계의 인지 발달로 구분하였습니다.
■ 인지 발달 4단계
1단계: 감각운동기(Sensorimotor Stage) / 출생~2세까지
아이는 직접적인 감각적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을 발달시킵니다. 이 시기에 '물체 영속성'을 배우며, 물체가 보이지 않더라도 존재한다는 개념을 이해하게 됩니다.
2단계: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 / 2세~7세까지
아이는 언어를 사용하여 사고를 시작하지만, 추상적인 사고나 논리적인 사고는 어렵습니다. 자아 중심적 사고가 강하고,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의견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3단계: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al Stage) / 7세~11세까지
아이는 논리적 사고가 가능해지며,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추상적인 문제에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보존 개념'이나 '분류'와 같은 기본적인 논리적 개념을 이해하게 됩니다.
4단계: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Stage) / 11세 이상
아이는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고, 가설을 세우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발달시킵니다.
2.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이론
비고츠키(L.S. Vygotsky)의 사회문화적 이론은 인간 발달을 이해하는 중요한 이론 중 하나입니다. 이 이론은 사회적 상호작용과 문화적 요소가 인간의 인지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는 어린이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더 경험이 많은 사람(부모나 교사)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비고츠키는 언어가 사고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으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고차원적인 사고가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 주요개념
가.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성
비고츠키는 인간의 사고와 인지가 본질적으로 사회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우리는 혼자서 독립적으로 사고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고가 발달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성인은 아동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아동은 성인 또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사고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 문화적 도구와 언어
비고츠키는 문화가 인간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언어와 같은 문화적 도구를 통해 사고를 조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서, 사고를 형성하고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비고츠키는 언어를 '심리적 도구'로 보고 이는 개인의 내적 사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 근접 발달 영역 (ZPD, Zone of Proximal Development)
비고츠키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근접 발달 영역(ZPD)입니다. ZPD는 아동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사이의 영역을 말합니다.
비고츠키는 아동이 ZPD 내에서 적절한 지원을 받을 때, 발달이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 '스캐폴딩(scaffolding)'이라 불리는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성인이나 더 능숙한 사람의 도움으로 아동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라. 발달의 사회적 맥락
비고츠키는 인간 발달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의 인지 능력은 사회적 환경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발달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은 이 과정을 촉진합니다.
그는 발달이 개인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일어난다고 보았고, 사회적 경험이 인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 언어의 역할
비고츠키는 언어를 단순히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사고를 형성하고 조정하는 중요한 도구로 보았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은 자신만의 내적 언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고를 조직하는데, 이 내적 언어는 외부 언어의 발달에 의존합니다.
외부 언어는 어린이가 타인과 상호작용을 통해 배우고 이를 통해 내적 언어를 발전시키게 됩니다.
3. 정보처리 이론
정보처리 이론은 인간의 인지 과정을 컴퓨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정보를 입력받고 처리한 뒤 결과를 출력하는 시스템으로 작용합니다.
정보는 감각을 통해 입력되고,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을 거쳐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이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주요 개념으로는 단기 기억, 장기 기억, 작업 기억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주의를 기울여 정보를 처리하고, 인지적 전략(예: 반복, 정리,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연결 등)을 사용하여 기억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합니다.
4. 스키마 이론
스키마(Schema)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구조화된 지식의 틀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스키마에 맞춰 이해하려고 하며, 새로운 경험은 기존 스키마에 통합되거나 새로운 스키마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동물이라는 개념을 배우면, 이를 통해 새로운 동물들을 이해하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스키마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확장되며, 이는 인간의 인지적 적응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정보의 조직화: 스키마는 정보를 분류하고, 카테고리화하는 데 도움.
- 정보의 해석: 우리가 겪는 상황을 이해할 때, 기존 스키마를 사용하여 빠르게 해석.
- 기억의 강화: 스키마는 기억을 조직하는 틀 역할, 새로운 정보가 더 잘 기억되고 회상될 수 있게 도와줌.
5. 콜버그의 도덕적 발달 이론
로렌스 콜버그( Lawrence Kohlberg)는 도덕적 판단의 발달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는 도덕적 발달을 3단계, 6단계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각 단계는 사람의 도덕적 사고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 1 수준: 전두적 수준(Pre-conventional Level)
1단계: 처벌과 복종의 지향(Punishment and Obedience Orientation)
2단계: 상대적 자기 이익의 지향(Individualism and Exchange)
· 2 수준 : 고전적 수준(Conventional Level)
3단계: 대인 관계의 조화 지향(Interpersonal Accord and Conformity)
4단계: 사회 질서와 법의 지향(Law and Order Orientation)
· 3 수준 : 후천적 수준(Post-conventional Level)
5단계: 사회 계약적 지향(Social Contract and Individual Rights)
6단계: 보편적 윤리적 원칙의 지향(Universal Ethical Principles)
콜버그는 사람들이 도덕적 문제를 해결할 때, 점차 더 고차원적인 사고 방식을 발전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법과 질서를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지만, 나중에는 더 높은 윤리적 원칙을 고려하게 됩니다.
6. 사회적 학습 이론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인지적,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모델링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을 모방함으로써 학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두라는 또한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개념을 제시하여, 사람이 자신이 특정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들의 동기와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 4단계 관찰 학습(Observational Learning)
- 주의(Attention): 학습자는 모델이 되는 사람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주의가 부족하면 학습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 기억(Retention): 학습자는 모델의 행동을 기억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억에 남겨야 합니다.
- 재현(Reproduction): 학습자는 모델의 행동을 실제로 재현해야 합니다. 이때 신체적 능력이나 기술이 중요합니다.
- 동기(Motivation): 학습자는 관찰한 행동을 재현하려는 동기를 가져야 합니다. 보상이나 처벌 등 외적인 동기뿐만 아니라 내적인 동기도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지이론은 인간의 사고와 학습을 이해하려는 다양한 접근법을 제공합니다. 각 이론은 인간이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다음번에는 불안장애 행동이론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 출처 및 참고문헌
· 민성길·김찬형(2023): 제7판 최신정신의학. p312.
※ 추가안내
· 제7판 최신정신의학(민성길, 김찬형) 서적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위 서적은 전문적이고 보다 상세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서적내용 중 극히 일부 내용만 발췌하였습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직접 서적을 구입하셔서 보시는 방법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