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일사병 증상, 냉방병 증상과 대처 방법
여름철, 그날의 기억
2021년 7월, 찜통같이 무덥던 어느 날이었다.
햇볕이 유난히 따갑게 내리쬐던 그날, 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몇 군데 출장을 다녀왔다.
평소 외근이 거의 없었던 나로서는 꽤 이례적인 일정이었고, 그게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사무실로 복귀하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반가웠다. 그런데 갑자기 속이 울렁이고, 머리가 핑 돌기 시작했다.
얼굴은 창백해졌고, 나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정신을 놓은 채 앉아 있었다. 그게 바로 일사병의 전조증상이라는 걸 그땐 몰랐다.
주변에서 “더위 먹은 거 아니야?”라고 말하기 전까지, 나는 단지 피곤한 줄만 알았다.
며칠을 그렇게 고생했다. 그 뒤로 나는 양산을 인생템으로 채택하게 되었다. 출장을 갈 일이 생기면 무조건 챙겨 든다. 정수리에 직사광선을 받지 않으니 머리도 덜 지끈거리고, 체감 온도도 훨씬 낮다. 지금도 여름이 오면 양산은 내 필수품이다.
일사병이란?
일사병(heat exhaustion)은 고온 환경에서 과도한 땀 배출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져 생기는 열 관련 질환이다. 체온 조절은 아직 가능한 상태이며, 열사병보다 덜 심각하지만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일사병 주요 증상
분류 | 증상 |
전신 증상 | 피로감, 무기력감, 권태감 |
신경계 증상 | 현기증, 두통, 집중력 저하, 실신(실신 직전 느낌 포함) |
땀 관련 |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림, 피부는 축축하고 창백함 |
심혈관계 | 빠른 심박수(빈맥), 낮은 혈압(기립성 저혈압), 심한 경우 쇼크 |
호흡기 | 호흡이 가빠짐 |
소화기 |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
체온 | 37.8~40도 사이로 약간 상승할 수 있으나, 열사병만큼 높지 않음 |
피부 상태 | 차고 습하거나 축축함, 차갑게 느껴지기도 함 |
일사병 대처 방법
- 시원한 곳으로 이동
- 수분 보충 (전해질 포함된 이온음료 권장)
- 몸을 눕히고 다리 올리기 (혈액 순환)
- 젖은 수건 등으로 피부 식히기
- 증상 악화 시 즉시 병원
일사병 예방을 위한 수칙
1. 수분을 자주, 충분히 섭취
- 목마르지 않아도 30분~1시간 간격으로 물 마시기
-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이온음료나 전해질 보충제도 병행
- 카페인,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수분 손실 유발 → 피하기
2. 햇볕과 고온 피하기
- 한낮(오전 11시~오후 3시) 외출 자제
- 외출 시 양산, 모자, 선글라스 착용
- 차 안에 혼자 방치 절대 금지 (특히 어린이, 노약자)
3. 체온 조절하기
- 땀이 나면 마른 수건으로 닦고 시원한 옷으로 교체
- 밝고 통풍 잘 되는 옷 착용
- 에어컨, 선풍기, 냉방 장소 적극 활용
4. 무리한 활동 자제
- 무더위 속 운동, 야외 작업은 오전·저녁 시간대에 조정
- 증상이 나타날 조짐(어지럼, 메스꺼움) 있으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
5. 취약계층 배려
-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특히 주의
- 혼자 있는 고령자 있다면 주기적으로 안부 확인
- 더위에 둔감한 정신질환자, 음주자도 위험군
한여름, 추위와 싸우는 직장인들
내가 겪은 또 다른 여름의 고통은 냉방병이었다.
대형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 내 자리는 하필이면 천장형 에어컨 바로 아래였다.
강, 약을 오가는 냉방 모드는 늘 예측 불가였고, 에어컨 바람막이를 달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우리는 여름에도 담요를 덮고 일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닌, 에어컨 라인에 앉은 전 직원이 무릎담요를 필수로 두르고 있었다. 7월, 8월이라는 계절이 무색했다.
여름인데도 한기를 느끼며 일하는 아이러니. 업무에 집중하다가 보면 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오는 증상들..
콧물, 인후염, 이마에 열감. 찬 기운이 콧구멍을 타고 들어와 속까지 시리게 만들었고, 한 번 냉방병에 걸리면 감기처럼 일주일은 고생했다. 몸이 축축 처지고, 정신도 흐려지는 듯한 그 느낌은 겪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냉방병이란?
냉방병은 냉방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인체의 자율신경이 무너지고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하는 여름철 불청객이다.
냉방병 주요 증상
두통, 코막힘, 콧물, 오한, 인후통, 복통, 피로감, 무기력증, 수면장애
냉방병 대처 방법
냉방병을 예방하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자리 조정하거나 바람막이 설치
▶실내 온도는 26~28도를 유지하고, 외부와 온도차를 5도 이내로 유지
▶얇은 가디건, 무릎 담요, 스카프 등으로 체온 보호
▶중간중간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신선한 공기 유입
▶수분 섭취를 자주 하고, 따뜻한 차(생강차, 유자차 등) 마시기
▶하루 1번 이상 스트레칭 또는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 촉진
▶증상이 지속될 경우 감기로 오인하지 말고 내과나 이비인후과 방문
여름철, 당신을 지키는 작은 실천들
여름이 오면 우리는 더위와 싸운다.
하지만 정작 위험한 건 그 ‘더위’보다, 무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몰랐기에 열사병을 겪었고, 몰랐기에 냉방병을 감기로 착각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같은 고생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양산 하나, 무릎 담요 하나가 여러분의 여름을 훨씬 덜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더위는 견디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